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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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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 미리캔버스 (miricanvas.com)


오늘 우연히 이웃 블로그 피터 린치님(https://url.kr/9uxg1b)의 포스팅 중에 “밀려나는 삶에 관하여(30대 무주택자들에게)”라는 글을 보고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각 시기 마다 찾아오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그 “선택”에 따라 본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 수 있는지 한 가족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실감 나게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다.

사실 저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부모님과 크게 다르지 않는 선택을 여러 번 하고 살았습니다. 아래의 부모님과 다른 점은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알고 다음에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똑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차이겠죠. 예를 들어 동탄 2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거의 본전에 팔았는데 1년 후에 분양가의 2배 이상 매매가가 형성되었던 뼈아픈 경험, 그리고 좋은 위치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자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청약을 하지 않았던 일들...

그래서 두 번 다시는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좋은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지금은 아주 만족스럽게 살고 있습니다만... 그때 당첨되었던 분들 중에 "동간 거리가 좁아서", "햇빛이 잘 안 들어올 것 같아서", "저층이라서", "워낙 고분양가로 분양해서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이 되어서", "초피 1억에 매입하지 않아서 지금 후회하시는 분" 등등 지금 후회하시는 분들 주변에 여럿 있습니다. 그러나 선택 장애가 있으면 또다시 기회가 온다 해도 똑같은 선택의 실수를 할 것입니다. 부부가 모두 합의해서 결정했으면 큰 문제가 안되겠지만 어느 한 쪽에서 끝까지 고집 피워서 결정한 것이라면 평생 원망을 들으면서 힘든 삶을 살아내야 할 것입니다.ㅎ



저는 IMF가 시작될 때 사회생활을 했는데 처음 직장이 건설회사다 보니 자연적으로 부동산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나는 일화는 시흥시 정왕동(현재 정왕역 주변)이 개발될 때 그 지역에 대농을 하고 계신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그 당시 시가로 보상비만 해도 60억이 넘는다고 했다고들 했다.
논 한가운데에 강아지들을 사육하고 계셨는데 부동산 업자들이 엄청나게 들락거렸던 게 기억이 납니다. 그 할아버지는 허름한 바지에 넥타이로 허리띠로 사용하고 계셨고, 사치라면 다방커피 배달해서 마시는 기쁨 정도, 할머니는 가끔 아파트 현장에서 합판에 못 빼는 일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기는 이야기죠. 평생 농사만 짖고 사셨으니 돈을 쓰실 줄도 모르고 관성대로 일만 하고 사시는 거죠. 그게 그분에게는 행복이겠죠. 그 돈 복은 자식들의 차지겠죠.^^ 그러나 이분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죠.

그런데 이분과 다른 선택을 하신 분도 있습니다. 돈으로만 본다면~~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에 현재 압구정 현대아파트 배밭 주인은 강남 개발이 되면서 5,000평을 팔고 화성 비봉으로 이주를 해서 평생업이였던 배농사를 하고 있다.
지금은 평당 3억 이상은 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부지를 팔고 ㅎ. 돈만 따지면 잘못된 선택이였겠지만 이분은 화성 비봉에서 명품배를 재배하면서 만족한 삶을 살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보면 꼭 잘못된 선택이라고는 볼 수는 없겠죠.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ㅎ ㅠㅠ

(기사 내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885196#home  참조)

아래 글을 아직 읽으보지 않으신 분들은 전문을 끝까지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 동안 저만 몰랐던 글인줄도 모르겠네요^^

https://images.pexels.com/photos/290545/pexels-photo-290545.jpeg?cs=srgb&dl=pexels-pixabay-290545.jpg&fm=jpg


밀려나는 삶에 관하여: 30대 무주택자들에게

지금도 비싼 아파트 값에 매수를 고민하고 있을,
나와 동년배인 30대 무주택 친구들에게.

내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익명의 힘을 빌어 쓰는 점 양해해줘.
사실 친구들한테도 이렇게 적나라하게, 과감하게, 솔직하게는 말하지 못했는데
내 최애 블라 부동산 토픽에서 요새 매수 고민글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폭락 vs. 폭등 논쟁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답답해서 글써.

나도 소중한 시간 내서 쓰는 글이니 지나치지 말고 한번씩 읽어봐봐.
부동산의 향후 전망에 대해 이런 말 저런 말 많지만,
나 같은 사람 생각도 참고해서 앞으로의 스탠스 잡는 데 도움되길 바라.

==

'밀려나는 삶'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거야.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부모님이 '밀려난 삶'의 대표주자야 ㅋ

무슨 말이냐고?

우리 아빠, 엄마 S대 법대 캠퍼스커플이셔. 말 그대로 샤대.
남 부러울 것 없는 학력에 사법고시는 안하시고 그냥 S모 대기업 법무팀으로 바로 입사하셨어.
엄마도 H기업 다니시다가 애 둘 낳고 그만두셨고 그렇게 쭈욱 우리는 반포동에 살았어 ㅋㅋ

첫 시작이 남달랐지~ ㅎㅎ 그럴수밖에 없었던 것이
할아버지가 토지 보상 받은 돈이 몇억 있으셔서 형제들 1억씩 나눠주셨거든.

옛날에 1억은 ㅋㅋ 지금의 10억 정도로 표현하면 맞을까?
정확하게 98년도에 서초 반포 미도 아파트 34평이 매가 1.8억이었으니깐.
근데 우린? ㅎㅎ 전세를 살았어.
우리 아빠는 IMF가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아니면 아빠만의 경제관념이 특수했던 건지
그때 우리 할아버지가 집사라고 준 돈을 그렇게 은행예금에 꽁꽁 묶어두셨어.
우리 엄만? 맨날 나 들쳐업고 집 보러 다니셨대 ㅎ 그래도 내 집 하나만큼은 장만하고 싶어서.
많은 의견 충돌이 있었고, 지금 생각해봐도 엄마 아빠가 집 얘기로 매일 싸운 것밖에 기억이 안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겨 ㅎ 그 큰 돈 가지고 왜 싸우셨을까. 뭘 그리 고민하셨을까.
어찌됐든, 아빤 집을 안 사셨고 그렇게 우린 2년 마다 이사를 다녔어.


그렇게 무주택으로 사시다보니 역사적인 노무현 대통령시대의 폭등을 경험하네?
그때 처음으로 '밀려남'을 경험했지.
반포에서 더이상 갈 곳이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아빠는 일산신도시에 좋은 신축아파트에 전세를 들어가자고 하시더라고.
엄마의 집사자는 의견은 이때 또한번 묵살당했고
우리 가족은 신도시 신축아파트에서 전세를 살았어.

근데 2년이 지나고 나니까 또 이사를 가야한대.
그때 또한번 밀려났지. 이번엔 주엽 문화공원이 바로 보이던 아파트에서
저 멀리 주공아파트로.. 난 그때 주공이 뭔지도 몰랐는데,
친구들이 주공~ 하며 놀렸던 건 기억나. 서울에서 온 친구가
주공아파트로 이사간다는 사실이 걔들한텐 충격적이었나봐 ㅎ

아 참, 갑자기 일산에 오게된 이유?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이직이었어. 중견기업으로 더 많은 페이를 받기 위해
옮기셨대. 우리 아빠 인생에서 크리티컬한 선택의 순간이었지.
그런 아빠의 선택은 그로부터 몇년 뒤,,, 후폭풍을 가져다 줬고,,
그건 차차 뒤에서 설명할게.

여하튼, 그렇게 밀려나던 인생에도 한번의 기회가 찾아온 걸까?
MB 정권으로 바뀌더니 갑자기 집값도 서서히 하락하고
난공불락 같던 아파트 가격들이 만만해 보이기 시작했나봐.
그때 우리엄마가 또 한번 사자고 하셨어. 부동산에서 언뜻 들었는데,
갭투자로 몇천만 있으면 여기 주공아파트 한채는 살 수 있다고.
그렇게 여러채 사두면 언젠가 또 오르지 않겠냐고.

우리 아빠의 대답은? 역시나 NO.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생각하셨던 걸까.
아니면, 전세라는 좋은 제도로 더 좋은 아파트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데
무엇하러 굳이 한 집에 정박해야 하나? 라는 심산이셨을까.
아직도 이해할 수 없지만, 아버지는... 그렇게 또 본인의 길을 걸으셨지.

그런데 전세살이도 크게 문제 없었어.
부동산 열기는 식었고 우리는 좋은 신축으로 다시 전세들어가서 살았으니까.
그리고 마침 그때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네.

S모 기업을 버리고 선택한 기업이었는데,,
그 기업이 극심한 산업 변화체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서서히 망하게 되버렸어.
한국에서 IMF 때 말고 기업이 망한 적 있냐고?
응 있어. MP3 들고다니는 사람 지금 있니? 없지?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할게.

그렇게 우리 아빠의 선택은, 매번, 惡手의 연속이 되어버렸네.
나름 열심히 사셨는데,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시도한 선택들이 되려
좋지 못한 결과로 돌아와버렸지.

그렇게 우리 집의 현금 유동성이 끊겨 버렸어.
매달 꾸준히 들어오던 고액 아니면 고액이라던 월급이,
더 이상 들어올 길이 없어지니까.
대딩, 고딩 키우는 부모가 할 수 있는 선택이 뭐가 있었을까?

엄청난 고스펙 고학력자여도 나이 들고 기술 없으면 다 똑같더라.
그래도... 다행이라면 다행이랄 것이 아빠, 엄마가 억척같이 동네 과외를 뛰셨어.

그렇게 여차저차 자녀 독립시키고 사셨네.
어찌 사셨을까, 우리 부모님... 다시 한번 또 목이 막히네 ㅎ

근데 인생 참 뭐같은 것이,
좀 더 젊었을 때 집 한채 마련을 못한 게 이렇게 발목을 붙잡을 줄이야.

지금 살고 있는 부모님 집 전세값이 1년 만에 2배가 올랐어.
그렇게 아끼고 모으고 예금에 꽁꽁 묶어둔 돈들 다 합쳐도
고작 4억짜리 전세금 내고 나면 빈털터리가 되네?

이렇게 또 한번, 우린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고 밀려나서
어디로 가야할지 난관에 부딪혔는데,
이젠 늙고 힘없는 부모님에겐 더이상의 선택지가 없더라.

수익을 창출해낼 소득 원천이 없으신 늙은 부모님이 30년 넘게 애써 모은
전재산을 전세 보증금으로 낸들,
내후년엔 더 오르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이제 부모님은 국민임대 아파트를 들어가셔야할지도 몰라.

그나마 다행인 건,
아빠의 청약 통장. 무주택 30년, 자녀 2, 생애 최초.
그래봤자 69점에 더 이상 점수 올릴 방법도 없고
더 큰 문제는.. 4억으론 중도금 대출이 어려우면 택도 없다는 거야.
분상제까지 없어지면? ㅎㅎㅎ 끔찍하네.

그와 반대로 난,
정말 천운으로 사회 초년생일 때 바로 결혼했고
아빠의 무주택 인생이 너무 싫어서
배우자가 모은돈, 니 대출, 내 대출, 캐피탈까지 싹싹 긁어 모으고
보금자리론 2퍼 후반으로 영혼을 끌어모아 아파트를 샀고,
그 아파트가 지금은 3억에서 6억이 됐어.
그래봤자 블라에서 불가촉천민 겨우 면한 신세지만.. 난 더이상
밀려날 위험도, 불안도, 집주인 전화올까 전전긍긍한 인생이 아니란 것에
너무너무 만족감을 느끼고 있어.


내가 이렇게 내 가족 얘기를 하는 이유는.

정말 젊고 창창할 때, 생애주기소득 그래프에서 우상향이 기대되는
이 시점에 부디. 제발. 아파트 한채 사라고 말하고 싶어서야.
돈이 없는데, 10억짜리 어떻게 사? 라고 묻지마.
돈 없으면 없는 대로 니 수준에 맞춰서, 대출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제발 사.
지금 LTV 50%, 40% 는 니 인생 30년 저당잡혀서 갚아나가기에
충.분.히.만.만.한 금액이야.
내가 정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우리 아버지 나 태어날 때 쯤 받으신 그 돈 1억.
은행에서 그대로 1억으로 잠자고 있어. 액면가 그대로 말야.
근데 30년 지난 지금 라면 값이며 우유 값이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졌네.

집을 사라고 말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역사상 다신 없을 저금리 시대야.
그말인 즉슨, 내가 빌린 돈에 대한 이자가 2퍼, 3퍼, 혹은 4퍼 초반.
이자 비용을 딱 고만큼만 내면 된다고.
우리 민족은 금리 20퍼센트일 때도 잘 먹고 잘 살아냈어.
제발 금리 1%p에 쫄지마. 지금 아니면 앞으로 금리는 쭈욱 오를 일만 남았어.
같은 돈을 빌리는 데 더 비싼 돈 주고 빌려야한다고. 그건 내 소득은 항상 그자리인데
가만히 있어도 숨만 쉬어도 내가 지불해야할 금융 비용이 몇배씩 늘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야.

그러니 제발.
30년, 40년 고정으로. 보금자리론 지원 가능한 6억미만 아파트는 일단 사고,
그 집에서 행복하게 살자.

다 늙어서까지... 이곳 저곳 이사다니는 거 싫잖아.
그냥 내 집에서 평생 산다 생각하고 내 집 사자고...
우리 부모님, 절대 못 배워서, 경제를 잘 몰라서 이렇게 된 게 아니라고.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빨간 약 파란 약 잘못 먹어서 이렇게 된 것 뿐이고.
그 몇번의 실수와 차이가 인생 전체를 갉아먹는다고.

정말 '내 집' 만큼은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 가족과 내 삶의 근간이 되는 '내 쉴곳'이라 생각하자.
그럼 내 집값이 곤두박질 치더라도 '가격'과 관계없이 그자체로 의미와 가치를 지니니까.

밀려나는 삶은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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