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이해하는 자가 재테크에 강하다.
금리는 금융시장에서 신호등도 되고 저울도 된다.
‘금융 분야에서 금리는 물리학에서 중력과 마찬가지이다’는 워런 버핏의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제대로 된 투자는 제대로 된 금리 이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복잡한 채권 관련 공식을 암기하거나 채권을 단기적으로 사고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방법 같은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모든 투자 자산의 가치를 잴 수 있는 저울’로서, 그리고 ‘자금의 이동 방향을 제시하는 신호등’으로서 금리를 이해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평소 예금금리 정도에만 관심을 갖던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예금이나 대출 또는 국채금리 등 시장금리 수준이 1% 정도 떨어졌다는 사실을 단순히 자신이 투자하는 예금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가 좀 적어지는 정도로 해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정도의 금리 변화는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 엄청난 물리적인 힘을 가할 수 있다. 대출금리가 6%에서 4%로 떨어진다면 사람들이 5% 이상의 수익성을 가진 사업의 개시나 확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것이며, 멈춰 있던 수익성 5.8%짜리 유전으로 다시 자금이 유입되어 이 유전이 다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가 제로까지 내려가자 텍사스나 중동 지역의 유전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낮았던 셰일가스 유전이 개발되기 시작하여 엄청난 양의 오일을 생산해내기 시작, 전 세계 유가의 하락을 부추겼다.
만약 은행후순위채의 금리가 9%로 치솟는다면 7% 임대수익률이 나오는 상가는 매수하고자 하는 수요가 사라져 상가의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 꾸준히 10%의 수익을 내어 배당할 수 있는 어느 사업은 시중 금리 수준이 7%대에서 3%대로 내려온다면 사업 내용에 전혀 변화가 없더라도 수익 가치가 상승하게 될 것이며, 이 사업권을 매수하려는 자가 많아져 사업권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이처럼 일정 수익률을 내는 자산들의 수익가치는 시중 금리 수준이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셈이 된다. 반대로 시중 금리 수준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내려가는 셈이 된다.
매년 5%의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 매년 8% 정도의 수익을 내는 사업권, 매년 꾸준히 약 6%의 배당을 주는 주식, 들쑥날쑥하기는 하지만 매년 평균 9% 정도 수익을 내는 과수원 등 수많은 투자 자산들은 주변의 금리 수준 변동에 따라 그 가치가 바뀌어간다. 이들의 가치는 일반 예금 금리가 9%일 때보다는 6%일 때 더욱 클 것이며, 6%일 때보다는 3%일 때 더욱 클 것이다. 이처럼 일정 기대수익률을 지닌 모든 자산의 가치는 금리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며 그 가치의 변화에 따라 시중 자금은 이리저리 이동하게 된다. 금리가 모든 자산의 가치를 재는 저울이자, 자금의 이동을 유도하는 신호등이 되는 셈이다. 시중의 자금들은 장기적으로 시중 금리와 비교하여 기대수익률이 충분히 높은 자산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 투자자의 인문학 서재 서준식 지음/한스미디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불가피하게 한국 중앙은행 기준금리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는 시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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